[앵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서울 지하철 공사가 하루 7만 톤 가까이 유출되는 지하수 관리를 부실하게 해 수백억 원을 낭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0여 년 전에도 지하수 재활용 대책을 세우지 않아 국정감사에서 적발됐지만 여전히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한동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하철역 대부분은 땅을 파고 터널을 만들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지하수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나온 지하수는 냉, 난방 용도로 쓸 수 있고 공업용수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실은 어떨까, YTN 취재진이 입수한 서울시 감사 보고서입니다.
서울 지하철 250여 곳에서 나오는 지하수는 하루에 무려 6만 8천 톤!
하지만 78%는 하천에 방류됐고 19%는 하수처리장에 그대로 버려졌습니다.
유출 지하수를 냉, 난방에 활용하는 곳은 서울 모든 역사 가운데 고작 2곳!
서울의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는 구체적인 재활용 계획조차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지하수 발생량이 많은 20개 역이 유출된 물을 재활용하면 1년에 137억 원이 절감되고 서울 전 역사의 경우 264억 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현행법상 하루 3백 톤 이상 지하수가 유출되는 지하철역은 적정한 관리 시책을 만들어야 하지만, 지하철 공사와 서울시 주무부처가 서로 책임을 미루고 방관했던 겁니다.
지난 2003년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이들 지하철 공사가 유출 지하수를 그대로 버려 493억 원어치의 물이 낭비됐다고 지적받았습니다.
뒤늦게 서울시는 메트로, 도시철도공사와 지하철 60여 곳에 유출 지하수 재활용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1년에 3천억 원이 넘는 서울 지하철의 만성 적자! 이미 가지고 있는 지하수 자원만 활용해도 적자를 10%가량 줄일 수 있지만 손을 놓고 있습니다.
YTN 한동오[hdo8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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